성남성범죄전문변호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국회가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1999년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탈퇴한 지 26년 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노사가 머리 맞대고 풀어나가야 할 노동·민생 현안이 산적한 이때 시의적절하고 환영받을 결정이다.
국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 논의는 대통령 직속 경사노위가 제 역할을 못하자 우원식 국회의장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간 민주노총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는 극심한 내부 진통을 일으켰다. 외환위기 당시 노사정위에 참여했다가 정리해고법·파견법이 입법되며 노동환경이 악화해 내분을 겪었고, 그 후에도 정부가 노동계의 양보만 끌어내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컸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 과정에서 별다른 마찰 없이 빠르게 복귀를 결정한 것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권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의 산재·노동 정책 방향도 대화 복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참여로 국회에서의 사회적 대화 물꼬는 트였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보호 강화, 작업중지권 실질 보장뿐 아니라 경영계의 인공지능(AI) 대비 교육·훈련 강화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하나같이 사회적 대화와 합의 없이는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나아가 노란봉투법의 실효적 실행, 산재사고 축소·예방, 위험의 외주화와 하도급 문제, 동일노동·동일임금, 정년연장 등 사회적 숙의가 필요한 노동 현안도 산적해 있다.
국회의 노사정 대화는 논의 주제를 넓혀가며 성숙한 민주주의 의사결정을 이뤄야 한다. 경사노위와 달리 아직 법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고 지속 가능성도 전제되지 않았지만, 노사정이 뜻을 모으면 명실상부한 회의체가 되고 신속한 입법도 가능해진다. 민주노총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다양한 입장차를 조정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경영계 역시 성실하고 실효적인 대화로 노사 신뢰 구축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노사와 정치권은 경제·민생 회복과 노동자 권익 보호 확대가 같이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 바란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인공지능(AI) 홈’ 구상이 공개되는 프레스 콘퍼런스 현장엔 좌석마다 ‘고추장 쿠키’ 꾸러미가 놓여있었다. 단순한 선물은 아니었다. 콘퍼런스에선 고추장 파스타 소스에 설탕을 엎은 남성이 AI 비서에게 수습책을 묻는 영상이 소개됐다. AI 비서의 충고대로 만든 고추장 쿠키는 “일상에 완전히 스며든 AI”라는 삼성전자의 포부가 담긴 소품이었다.
삼성전자의 AI홈 구상이 발표됐다. 전세계 미디어·파트너사 관계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AI 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AI홈’을 소개했다. 사용자의 눈에 띄진 않지만 사용자의 행동 패턴 등을 학습해 실시간으로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앰비언트 AI’가 삼성 AI홈의 바탕이다.
김철기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장 부사장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AI가 우리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가’가 진짜 필요한 질문이라고 믿는다”며 “(삼성 AI홈은) 사용자의 취향을 학습하며, 적시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해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을 만들어준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AI 홈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편리함, 돌봄, 효율, 안전으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기상하면 가전과 집안 환경이 조정된다. 아침에 블라인드를 반쯤 열어두는 습관, 아침마다 듣는 음악 등을 학습해 알아서 제공하는 식이다. 따로 사는 부모님이 장시간 가전 제품을 작동시키지 않았다면 AI는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안부를 체크하도록 권한다. 반려동물이 짖는 모습을 로봇청소기 등을 통해 확인하고, 진정시킬 음악을 원격으로 틀어줄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 ‘에너지 절약’ 모드에선 AI가 스마트 가전을 제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가 개별 기기와 네트워크 모두에 높은 보안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AI 홈의 중심은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싱스’다. 스마트싱스가 각 가전을 하나로 연결하고 제어하기 위해선 사용자가 이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동의해야만 한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20억명 가운데 스마트싱스 사용자는 4억명 가량이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싱스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하지만, 얼마나 보편화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AI 기능과 성능을 끌어올린 신제품들도 선보였다. 스팀 살균을 내세운 로봇청소기 신제품 ‘스팀 청정스테이션’, 후드 일체형 인덕션, TV에 생성형 AI를 탑재해 사용자와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든 ‘비전 AI 컴패니언’ 등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를 세계 최초로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미세하게 만든 ‘RGB(빨강·초록·파랑)LED TV’와 배터리가 최장 18시간 지속되고 이동성도 강화한 스피커 ‘사운드 타워’ 등도 소개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AI만 91번 언급했다. 이날 콘퍼런스를 닫는 마지막 한마디는 “삼성은 결코 따라가지 않고, 언제나 앞서간다”(벤자민 브라운 유럽 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였다. 가전·IT 분야 선두 그룹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AI에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