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올해 7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총 200만 3466명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2014년 공식 집계 이후 최단기간 200만명 돌파이다. 이에 따라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0만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 4월 외국인 관광객 최단기간 100만명을 돌파한 이래 3개월 만에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2만 4779명 대비 약 23.3% 증가한 수치다.
국가(지역)별로는 대만 37만7912명, 중국 31만5318명, 일본 26만6707명, 미국 14만5535명, 필리핀 9만9536명, 홍콩 9만596명, 베트남 8만9166명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대다수 국가에서 방문객이 늘어나 부산의 외국인 관광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요인으로 2030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부산을 널리 홍보한 것을 꼽았다.
또 관광객 대상 맞춤형 상품 판매와 지역특화 융합콘텐츠 육성, 여름 휴가철 해수욕장 활성화와 해양·문화콘텐츠 추진 등 해양관광 경쟁력 강화, 비짓부산패스 운영 안정화를 통한 관광객 편의성 향상 등 세 가지 요인이 이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2014년 집계 이래 최단기간 외국인 관광객 수 200만명 돌파는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를 목표로 추진한 사업들이 이룬 고무적인 결과”라며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외국인 관광객 연간 300만명 목표 달성을 훌쩍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퇴계 이황은 진중한 학자이자 빼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평생 2000편이 넘는 시를 썼을 정도로, 그에게 시 짓기는 생활의 중요한 일부였다. 퇴계 스스로 자신의 시가 건조하고 싱거워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래 두고 읽어보면 맛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은근히 자부하기도 했다. 훗날 그의 시는 학문적 깨달음이 시적 수준으로 이어진 사례로 평가됐다.
퇴계의 시를 현대적으로 조명한 최초의 연구자라 할 만한 이동환 선생은 그의 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면모로 ‘맑고 깨끗한 세계를 향한 소망’을 들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상징 가운데 하나가 달이다. “시냇가 서당에 달 밝으니 강가 서당도 밝고, 오늘 밤 바람이 참 맑으니 어젯밤도 맑았다네. 비 갠 뒤의 저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 우리는 어찌해야 그 밝고 진실됨을 체득할까.” 시원한 바람과 함께 환히 모습을 드러낸 맑고 깨끗한 달, 그 광풍제월(光風霽月)의 청정한 이미지가 그대로 내재화된 인격이야말로 그의 학문과 삶이 지향한 경지였다.
며칠 전 구속 기소된 김건희씨가 ‘달빛’을 언급한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지난 2월 탄핵심판 때 ‘달그림자’를 언급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론이 소환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부창부수’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호수 위에 있는 달그림자”가 비상계엄의 실체가 없었음을 주장하려는 비유에 불과한 데 비해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라는 말은 거짓된 어두움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자신의 진실됨을 강조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결이 꽤 다르다.
달빛이 밝은 밤은 어두운 밤이 아니다. 옛사람들이 밤길을 갈 때 달의 차고 이지러짐에 민감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달마저 이지러져 칠흑같이 어두운 밤, 정작 그때 더욱 빛나는 것은 별이다. 하나가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 계엄의 날 소극적으로 행동한 군인들과 적극적으로 막아선 시민들이야말로 가장 어두운 밤을 밝힌 빛들이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나선 그 별빛들 앞에서 온갖 욕망과 비리로 점철된 당사자가 달빛을 입에 올리는 것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기괴한 광경이다. 가을밤 시원하게 펼쳐질 광풍제월로 빨리 눈을 씻고 싶을 뿐이다.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의 수사 인력·기간을 강화하고 내란 사건의 1심 재판을 원칙적으로 방송 중계하도록 하는 특검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다음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앞서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특검법안은 안건조정위에 회부됐지만 전체(6명)의 3분의 2을 차지한 범여권(민주당 3명, 조국혁신당 1명)이 의결해 약 2시간 만에 전체회의로 법안을 되돌려 보냈다.
민주당은 법원의 지적을 일부 받아들여 1심 재판을 방송 중계하되 국가안전보장을 중대하게 해칠 염려가 있어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동의하는 경우 중계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법사위에 출석해 재판 중계 개정안에 대해 “위헌성이 문제 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법안에 대해 “지방선거를 위해, 우리 당에 대한 내란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해 특검을 무한정 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검법안에 따르면 3대 특검이 기간 내에 수사를 끝내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사건을 넘겨받은 뒤 특검의 지휘를 받아 수사한다.
내란 사건을 전담할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내란특별법안은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에 회부됐다. 천 처장은 “외부 권력기관이 재판부의 구성에 관여한다는 것은 사법부 독립 침해가 될 수 있다”며 위헌 소지를 우려했다.
민주당 6선 의원인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국민의힘 5선 나경원 의원은 이날 법사위에서 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안 상정 여부를 두고 재차 충돌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가 시작하자마자 나 의원에게 ‘초선은 가만히 있으라’ 발언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물었다.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이 자신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법사위에 상정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며 사과하지 않았다.
나 의원은 “국회법과 국회 정신에 맞춰 회의를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나 위원은 자격이 있는지조차 위원님들이 묻고 계신 것”이라고 맞섰다. 나 의원은 지난 2일 이성윤 민주당 의원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