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주식리딩 서울시가 대법원의 ‘사용허가 갱신 거부 처분 집행정지’ 결정에도 돈의문박물관마을 민간위탁 사업자에게 명도소송과 변상금으로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공원화를 하겠다며 상인들을 무리하게 내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이달 말부터 마을을 폐쇄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인 2021년 4월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활성화를 위해 민간 사업자 ‘시니어벤져스사회적협동조합’에 위탁 운영을 제안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었다. 조합 측은 당초 ‘3년 계약’에 더해 ‘2~3회 연장’을 해주겠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듣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조합은 약 2억원을 들여 공간도 개선했다. 코로나19 시기 방문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3년 기준 주말 하루 관람객이 7000~8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서울시도 ‘공공성 활성화의 대표 사례’로 홍보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5월 “3년 계약이 끝났으니 퇴거하라”고 일방 통보했다. 3년 계약 만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조합은 신뢰보호 원칙을 위배한 행정 처분이라며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이를 인용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운영자를 ‘무단 점유자’로 규정하고 명도소송을 냈다. 기존 임대료 대비 10배에 달하는 변상금도 부과했다. 돈의문마을 내 시민사업 운영자 4곳 중 1곳은 자진 퇴거해 3곳이 서울시와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은 공유재산법 21조 4항에 따라 사용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조항은 재난 상황일 경우 사용허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합 측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업체가 입주한 2021년 6월은 코로나19 초기처럼 강한 제한 시기는 아니었다”며 재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허가 연장은 가능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라며 “행정상 사정에 따라 계약 종료 시 원상 복구 후 퇴거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운영자 입장에서는 재계약 보호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라며 “서울시도 자발적인 투자와 운영을 유도해온 만큼 최소한의 보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사고 뒤 수리할 때 순정(OEM) 부품 대신 가격이 저렴한 대체 부품을 우선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던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섰다. 보혐료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였지만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사실상 유예를 결정했다. 대신 대체품을 쓸 경우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는 5일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자동차 수리시 순정 부품을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품질인증부품 활성화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고, 부품 수급이 원활해지기 전까지는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에는 특약(무료·자동가입)을 통해 OEM 부품으로만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출고 5년 이내인 신차와 브레이크, 휠, 조향장치 등 주요부품에는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품질인증부품 사용 시 순정 부품 가격의 25%를 환급하는 대상을 자기차량손해 담보에서 대물배상 담보까지 확대한다.
이번 연착륙 방안은 사실상 표준 약관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제도성 특약에 들어간다. 제도성 특약은 보험사와 당국 협의에 따라 대부분 보험 가입자에게 자동 부과된다.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과 연착륙 방안이 담긴 제도성 특약은 오는 16일 이후 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당초 당국은 대체부품이 순정부품 대비 30∼40% 저렴한데도 외면당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주된 요인이라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오는 16일부터 새 규정을 적용키로 했다. 사고 차량 수리 시 차량 제조사에서 만든 순정 부품 대신 품질 인증을 받은 더 저렴한 대체 부품이 있는 경우 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수리비와 보험료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보험 표준약관 개정을 철회해달라며 올라온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이날까지 2만6000명이 넘게 동의하는 등 불만이 터져 나오자 당국이 수정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일각에선 당국이 소비자 인식이나 품질인증부품 조달이 어려운 시장 상황 등에 관해 충분히 살피지 않고 정책을 추진했다가 급하게 유턴하면서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 원폭 투하 80주년인 6일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하는 것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인 우리 나라의 사명”이라며 ‘비핵 3원칙’을 지켜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피해자단체 등의 요구 사항인 핵무기금지조약(TPNW) 가입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닥친 참사를 결코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강령이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처음 표명한 이래 일본 내에서 국시처럼 여겨져왔다.
이시바 총리는 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핵전쟁이 없는 세계’ ‘핵무기가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핵무기 사용·개발 등을 금지하는 TPNW 가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전력으로 일본 방위에 관여하는 확장억제에 대해서도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히로시마시가 지역구인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지난해 평화기념식에서 TPNW 가입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역대 총리의 히로시마 평화기념식 인사말을 분석한 결과 ‘핵무기 폐기’와 ‘핵 억지’를 말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