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화물차매매 최근 주사형 의약품 ‘위고비·마운자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당뇨 등의 환자가 아니어도 약을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 원인 중 하나인데요. 우리 사회의 외모에 대한 지나친 압박이 과잉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의약품인데 환자가 아닌 사람이 써도 괜찮을 걸까요? 위고비·마운자로 열풍의 배경과 우려에 대해 점선면이 정리해봤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모두 주사형 의약품으로,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GLP-1’ 호르몬을 활성화해 체중 감소를 유도합니다. 위고비는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경쟁 제품인 마운자로가 지난달 21일부터 국내에 유통되자 위고비는 가격을 최대 40% 낮추며 경쟁에 나섰습니다. 두 제품을 찾는 사람이 최근 늘어난 이유입니다.
두 약물 모두 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 처방받을 수 있는 전문의약품입니다. BMI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를 위해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비만치료제’로, WHO(세계보건기구)는 ‘당뇨병에 사용되는 약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병원에서는 BMI 계산에 필요한 키와 체중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아도 처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담과 진료가 형식에 그치는 ‘공장식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 약이 필요한 ‘진짜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까지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찾는 건 이 약이 처음부터 외모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마법의 약’처럼 소개된 탓입니다. 2018년부터 유행한 ‘삭센다’는 대놓고 모델의 외모를 강조한 포스터로 홍보됐고요. 위고비는 2022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언급하면서 알려진 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모델 킴 카다시안 등에 의해 유명세를 탔습니다. 국내에서도 연예인들의 언급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표준 체중’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는 동시에 미용 목적의 약품 사용을 조장하는데요. 미국 통계분석 기관인 트릴리언트 헬스에 따르면 2023년 뉴욕시에서 GLP-1을 처방받은 환자 중 43.8%는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GLP-1 약품들은 미국에선 패션매체 ‘패셔니스타’가 지난 7월 관련 산업을 묶어 “‘GLP-1 뷰티’가 등장했다”고 소개할 정도로 미용산업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용 목적의 약 사용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는 지난해 10월 위고비 등에 대해 “미용 등 목적으로 사용 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요. 마운자로 제조사 일라이릴리도 지난해 1월 공개서한에서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에 사용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치료 목적인 경우라도 부작용과 요요현상은 경계해야 합니다. 지난 2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삭센다와 위고비는 최근 5년간 111만건이 처방됐는데요. 2022년부터 지난 3월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1708건(삭센다 1565건, 위고비 143건)에 달합니다. 주요 증상은 구역질과 구토, 두통, 주사 부위 반응 등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약을 끊고 1년 내 요요현상이 나타났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용이나 단순 다이어트를 위해 약을 처방받은 경우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큰데요.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은 다이어트를 위한 삭센다·위고비 등 약제비는 실손보험 약관상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비만이 아닌 당뇨 등의 치료 목적으로 약을 처방받은 경우엔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비싼 약값으로 인한 의료 양극화 문제도 우려됩니다. 두 약의 가격은 한 달 분량 기준 저용량은 20만원대, 고용량은 최대 40만원 수준인데요. 1년 이상은 투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부담이 큽니다. 실제로 미국에선 약품이 가장 많이 쓰인 곳이 비만율이 가장 낮은, 부유층 거주지역으로 확인됐는데요. 뉴욕타임스는 2023년 보도에서 “뚱뚱하면 가난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고, 정작 치료가 절실한 사람들은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좋은 몸’에 관한 사회적 기준이 더 엄격하게 작용하는 여성들에겐 더욱 큰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남성의 비만율은 47.7%인 반면 여성은 25.7%였는데요. 2020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위고비와 삭센다 처방은 여성이 71.5%로 남성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성들이 체중 관리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도록 내몰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만에 대한 낙인과 차별이 심해지고, 품귀 현상까지 겹치면 불법적인 방식으로 약이 유통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 삭센다의 경우 병원 직원 등에 의해 불법 판매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보건복지부는 불법 유통 등을 우려해 지난해 12월부터 위고비 등의 비대면 처방을 제한했습니다.
문제를 막으려면 위고비·마운자로를 꼭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선 환자들이 적정한 가격으로 약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환자는 부작용과 효과를 충분히 고려한 뒤 투약을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요.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다이어트나 외모 변화에 효과적인 것처럼 허위·과장 홍보되거나 가벼운 대화거리가 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진송 계간홀로 발행인은 칼럼에서 “다이어트나 몸매 이야기는 미디어와 일상에 공기처럼 퍼져 있어서 들이마시지 않고 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나쁜지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고 했는데요.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극단적인 마름을 추구하는 프로아나(찬성을 의미하는 ‘프로’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가 조합된 신조어)가 유행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큰 대가를 치른 뒤 ‘사후약방문’ 하지 않으려면 개인의 문제로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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